전체도서

마한‧진한의 정치와 사회

마한‧진한의 정치와 사회

지은이: 이현혜

분야: 역사·철학·종교

발행일: 2022-05-20

ISBN: 978-89-337-0803-3 93910

페이지수: 512쪽

판형: 165*230

가격: 50,000원

수상: 2023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이현혜 한림대학교 명예교수가 그동안 발표한 마한 백제국伯濟國과 진한 사로국斯盧國에 대한 글들을 보완,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1984년 출간된 삼한사회형성과정연구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진·변한의 목관묘, 목곽묘 자료가 집중적으로 조사되고, 과거 영남 지방에서만 주로 출토되던 금공제 관모冠帽나 착장 유물들이 서남부 지방 각지에서도 속속 발굴되었다. 또한 10여 년 전부터 마한의 무덤 자료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그래서인지 2000년대 이후 삼한에 대한 연구는 문헌연구자들보다 고고학자들의 것이 더 많다. 문헌기록상으로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각 단계별, 지역별 변화상을 구체적으로 밝혀내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백제 국가와 신라 국가의 형성 과정에 대한 연구도 비슷한 추세이다. 그만큼 이 시기의 연구에서 고고학자료의 중요성이 높아져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은 지금까지 발굴된 고고학자료들과 고고학자들의 활발한 연구 성과를 토대로 삼한, 특히 백제와 신라로 성장하는 마한과 진한에 대한 기왕의 연구들을 업데이트한 것으로, 삼한 소국의 구체적인 모습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삼한에서 백제·신라 국가로의 발전 과정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줄 것이다.

 

마한 백제국과 진한 사로국의 발전 과정 검증

마한 백제국과 백제, 진한 사로국과 신라는 죽순과 대나무의 관계로 비유된다. 죽순이 자라서 대나무가 된 것은 분명하지만 죽순과 대나무는 엄연히 다른 존재이다. 그 분기점을 어디로 잡느냐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의문은 마한소국연맹체와 진한소국연맹체가 백제와 신라라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정치조직체로 탈바꿈하는 내적·외적 원인이다. 고분, 성곽, 토기, 위세품 등의 고고학적 자료는 이러한 변화의 결과물이다. 우리는 지금 결과물을 토대로 변화의 현상을 추적하고 시기를 추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고대국가 형성 과정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백제가 신라보다 무려 100년 이상 앞선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마한 백제국이 진한 사로국과 달리 단기간에 질적·양적으로 급성장을 이룬 배경이나 토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있는 것도 아니다. 백제나 신라 모두 삼한으로부터 성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백제가 신라보다 성장 시기가 빠르고 문화 수준이 앞섰다는 인식은 문헌 중심 연구가 일반적일 때 형성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문헌사가들이 제시한 백제 국가 형성과 발전 단계에 대한 기왕의 인식을 검증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문헌사가들이 설정한 백제 국가의 발전 도식을 염두에 두거나 이를 의식하면서 고고학자료를 해석하는 경향마저 있다.

저자는 신라 국가 역시 진한 소국들 중 하나였던 사로국이 진·변한의 다른 소국들을 병합하여 성립하였기에 백제의 국가 형성 과정과 공통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문헌기록상 3세기 말까지도 마한과 진한 소국들의 정치·사회적 발달 수준은 크게 다르지 않았으며, 대중국 활동이나 문화 교류의 기회도 비슷하였다는 것이다. 고고학자료를 통해 확인되는 기술이나 문화적 수준도 진한 소국들이 앞설지언정 뒤지는 형세는 결코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한 백제국은 3세기 후반 고이왕 대에, 진한 사로국은 4세기 후반 내물마립간 대에 연맹왕국 단계에 도달하였다는 것은 합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증가된 고고학적 물질자료와 연구 성과를 토대로 삼한의 발전 과정, 즉 마한 백제국과 진한 사로국의 성장 과정을 다루고 있다. 특히 백제나 신라의 국가 형성 과정을 연구할 때 백제와 신라에 서로 다른 잣대가 적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폈다. 이는 한국 고대국가 형성에 관한 기왕의 발전 도식을 보완하고 완성도를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함이다. 고고학자료가 크게 늘어난 현시점에서 문헌자료를 토대로 한 백제와 신라 국가 형성에 대한 발전 도식의 검증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논의가 적극적으로 진전되어 체제 변화의 속도와 메커니즘을 밝혀 한국 고대국가 형성사의 핵심 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책의 구성

I부에서는 삼한 소국 형성의 토대가 되었던 초기철기시대 읍락집단을 다루었다. 1장은 이들이 삼한 소국의 읍락과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는 데 주력하였다. 읍락집단 수장의 권력 기반이 종교적인 권위에 바탕한 것임을 논증하기 위해 다양한 고고학자료와 민족지자료를 활용하였다. 2장은 초기철기시대 충청·전라 지역에서 크게 번성하던 읍락집단과 청동기들이 기원전 2세기 말부터 급격히 쇠퇴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청동기 원료 산지에 주목하였고 위만조선 우거왕 대에 일어난 중국과 서남해안을 잇는 교역로 경색이 쇠퇴의 중요 원인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이는 삼한 소국 형성의 여명기 내지는 삼한 소국으로 넘어가는 분기점을 찾는 작업이기도 하다.

부에서는 마한 사회의 형성과 마한 백제국이 성장하여 백제 국가에 이르는 과정을 다루었다. 1장에서는 마한의 기원과 정치적 성장 과정을 다루었다. 2장과 3장에서는 백제국의 초기 중심지와 하남 이주 시기, 그리고 삼국사기에 나오는 마한과 백제국의 상호 관계에 대한 인식을 다루었다. 그러나 기원전 1세기~기원후 2세기에 해당하는 고고학자료의 부족과 공백으로 백제국 형성의 주도 세력이나 초기 백제국의 중심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부분이 의문으로 남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서울·경기 지역의 3세기 이후의 주거지와 무덤 자료들조차도 문헌기록과 일정한 괴리가 있다. 하지만 조금씩 축적되고 있는 중부 지방의 고고학적 성과를 통해 3세기 백제국의 문화적 토대와 정치적 위상을 조금이나마 추론하고 있다. 4장에서는 3세기 고이왕 대 백제국의 정치·사회적 통합 수준에 대한 기존의 견해를 재검토하였다. 저자는 고이왕 대(234~286)는 연맹왕국(부체제)을 확립한 것이 아니라 마한 지역에서 가장 우세한 소국연맹체의 맹주국 지위를 확립한 단계였다고 말한다. 고이왕 대는 신라의 내물마립간이 아니라 진한 사로국의 미추왕(262~284)과 비슷한 발전 단계로 이해하는 것이 역사의 실상에 가깝다는 것이다. 에 보낸 견사 기록과 서남부 지방을 능가하는 경상도 지역의 목곽묘와 부장품 자료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5장에서는 고고학자료들을 근거로 백제 근초고왕 대는 신라 내물마립간 대(356~402)와 비슷한 연맹왕국 단계였음을 서술하고 있다. 근초고왕과 내물마립간의 중국 견사 및 두 지역에서 동일하게 나타나는 4세기 대의 고고학적 변화들은 당시 백제와 신라의 정치·사회적 발전 수준에 큰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6장은 근초고왕 남정(369) 이후의 영산강 유역 옹관묘 사회와 백제 중앙 정부와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은 연구 업적들이 축적되었으나 아직까지도 연구자들 사이에 견해차가 크다. 영산강 유역의 정치체들은 4세기 이후 북방으로부터의 물리적 위협에 직면하여 통합과 체제 개혁이 불가피했으나 소국 통합과 새로운 정치체제 확립에 실패한 것으로 보이며, 결국 백제의 통제권 안에 들어가서 타협과 견제를 통해 생존 전략을 모색해 나간 것으로 저자는 추정하고 있다.

부에서는 진한 사로국의 구성과 신라 국가로의 성장 토대를 살피고 있다. 1장에서는 신라 건국 신화에 나오는 6촌이라는 정치체가 후대에 부회된 허구적인 존재가 아니라 경주 일대에서 조사된 목관묘·목곽묘 자료와 출토 유물들을 근거로 역사적 실체임을 논증하였다. 6촌은 사로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진한 지역 소국 읍락의 공간적 분포 상태나 성장 과정을 파악하는 디딤돌이라고 볼 수 있다. 2장에서는 석씨昔氏 이사금 시대를 중심으로 사로국이 진한소국연맹체의 가장 우세한 맹주국으로 성장하는 배경을 철 생산, 농업생산력 발달, 교역로 확보 등을 통해 설명하였다.

부록의 원삼국시대론옥저관련 논고는 본문과는 다른 맥락이지만 두 편 모두 삼한과 시간대를 공유하는 주제로서 함께 살펴보는 것도 연구사적으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한다.

책을 펴내며

 

부 한반도 초기철기시대의 사회와 문화

1장 초기철기시대 정치체 수장의 성격

1. 초기철기시대의 정치체

2. 초기철기시대 정치체에 대한 용어

3. 초기철기시대 읍락집단수장의 성격

4. 맺는말

참고문헌

 

2장 충청·전라 지역 초기철기시대의 청동기 생산 활동

1. 한반도의 세형동검문화

2. 충청·전라 지역 세형동검문화의 전개 과정

3. 세형동검 관련 청동기의 원료 산지

4. 위만조선 우거왕의 대외 교역로 장악

5. 맺는말

참고문헌

  

부 마한에서 백제로의 발전

1장 마한 사회의 형성과 발달

1. 의 등장

2. 마한 소국의 형성

3. 마한 소국의 성장과 소국연맹체의 형성

4. 맺는말

참고문헌

 

23세기 마한과 백제국

1. 마한과 백제국의 관계

2. 초기 백제국의 중심지와 목지국의 세력 범위

3. 백제국의 하남 이주 시기와 배경

4. 백제국의 성장과 목지국소국연맹체의 쇠퇴

5. 맺는말

참고문헌

 

3 삼국사기백제본기에 나타난 마한에 대한 인식

1. 백제본기 온조왕 대의 마한 기록

2. 백제국의 물질문화

3. 3세기 중엽 마한 지역 소국연맹체의 변화

4. 고이왕 대의 정치·사회적 통합 수준

5. 맺는말

참고문헌

 

4장 백제 고이왕 대 연맹왕국(부체제)설 검토

1. 한국 고대의 국가 형성과 발전 과정

2. 소국연맹체와 연맹왕국(부체제)의 개념

3. 고이왕 대는 연맹왕국단계인가?

4. 고고학계의 백제 국가 성립에 대한 연구

5. ‘연맹왕국단계의 통치 형태와 물질 자료

6. 맺는말

참고문헌

 

5장 백제 국가 형성 과정을 둘러싼 중요 쟁점

1. 문제 제기

2. 고이왕 대는 부체제 단계였나?

3. 근초고왕 대는 중앙집권적 귀족국가 단계였나?

4. 맺는말

참고문헌

 

6장  4~5세기 영산강 유역 토착 세력의 성격

1. 영산강 유역의 옹관고분

2. 영산강 유역 토착 세력에 대한 연구 동향(1980~1990년대)

3. 4세기 후반 옹관고분 축조 집단의 정치·사회적 성격

4. 5세기 영산강 유역 정치체의 실상

5. 영산강 유역 토착 세력과 백제의 관계

6. 맺는말

추기追記

참고문헌

 

부 진한에서 신라로의 발전

1장 초고고학자료로 본 사로국 6

1. 사로국의 구성

2. 사로국 6촌에 대한 이해의 방향

3. 대규모 집단 묘역墓域의 등장

4. 경주 일원의 목관묘·목곽묘 유적과 6

5. 맺는말

참고문헌

 

2장 진한 사로국의 성장

1. 사로국의 내부 구성

2. 고고학상으로 나타난 사로국의 변화

3. 이사금 시기 사로국의 성장

4. 진한소국연맹체와 사로국

5. 맺는말

참고문헌

 

부록

부록 1 원삼국시대론 검토

1. 원삼국시대란?

2. 원삼국시대 개념 정리

3. 문헌사에서 본 1~3세기

4. 원삼국시대의 문화적 성격

5. 맺는말

추기追記

참고문헌

 

부록 2 옥저의 기원과 문화 성격

1. 문제 제기

2. 연구 현황과 문제점

3. 옥저의 기원

4. ‘옥저문화와 단결-크로우노프카문화

5. 옥저의 공간적 확대

6. 북옥저의 지리적 범위

7. 맺는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이현혜李賢惠

1949년 대구 출생. 영남대학교에서 학사·석사를 마치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림대학교 사학과에서 정년을 마치고 현재 한림대학교 명예교수이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을 거쳐 매장문화재 분과위원장을 역임하였다. 주요 연구 분야는 삼한의 형성과 정치·사회적 발달 과정, 고대사회의 농업기술과 교역체계 등 한국고대의 정치사, 경제사이다. 삼한사회형성과정연구, 한국 고대의 생산과 교역, 백제의 왕권은 어떻게 강화되었나(공저), 현대한국사학과 사관(공저), 한국사 시대구분론(공저), 한국고대의 수전농업과 수리시설(공저), 강원도사(공저) 등의 저서와 다수의 논문이 있다.

 

삼한사회형성과정연구

이현혜 지음

고조선사ㆍ삼한사연구

천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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